1936년 발표. 원제는 《모밀꽃 필 무렵》
우리 안의 닭의 무리가 눈에 나 보였다.
가운데에서도 못난 수탉의 꼴은 한층 초라하다.
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여도 이웃집 닭에게 지는 가련한 신세가 보기에도 안타까웠다.
못난 수탉, 내 꼴이 아닌가―---을손은 화가 버럭 났다.
--본문중에서---
일제 강점기의 소설가. 호는 가산(可山). 강원 평창(平昌) 출생. 1928년에 《조선지광(朝鮮之光)》에 단편 《도시와 유령》이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.
동인회 구인회(九人會)에 참여하여 《돈(豚)》, 《수탉》 등 향토색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.
1934년에 평양 숭실전문학교 교수가 된 후에는 《산》, 《들》 등 자연과의 교감을 수필적인 필체로 유려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발표했다.
1936년에는 1930년대 조선 시골 사회를 아름답게 묘사한 《메밀꽃 필 무렵》을 발표하였다.
향토적인 작품들과 달리 이효석의 삶은 전원이나 시골과는 거리가 멀었으며, 서구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《장미 병들다》, 동성애를 다룬《화분(花粉)》 등을 계속 발표하여 성(性) 본능과 개방을 추구한 새로운 작품 경향으로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.